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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오래] 한국 선수의 올림픽 금메달에 환호하는 빈민국 아이들

  • 작성일 2024-08-12

2010년 방문한 볼리비아의 한 컴패션 어린이센터. 한국 후원자들이 단체로 방문한다는 것을 듣고, 어린이와 함께할 미니 운동회를 마련했다. 후원자들이 어린이들과 이인삼각 달리기를 하고 있다. [사진 허호]

 

 

빈민가에서 어린이들을 위협하는 것은 비단 교육의 부재나 열악한 위생환경, 굶주림만 있는 것은 아니더군요. 범죄가 만연한 속에서 자라고 범죄자들과 함께 커 나간다는 것이 정말 큰 위협이었습니다. 특히 또래 집단에 속하다는 것이 정말 중요한 청소년들에게 범죄조직이 손을 뻗었을 때 불우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스스로를 지킬 아무 힘이 없답니다. 컴패션 안에서도 특히 중남미에 가면 중범죄가 만연한 지역에서 청소년들이 범죄조직에 빠졌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경우를 흔히 접할 수 있었습니다.

 

2019년인가요, 이영표 후원자가 축구 선수들과 함께 모여 일반인과 축구 대회를 연 적이 있었습니다. 태국 컴패션 몇몇 지역의 어린이 축구단을 돕기 위한 행사였지요. 그때 행사를 통해 후원하는 어린이들의 상황을 듣고 놀랐습니다. 방과 후 돌봄 받지 못하는 어린 소년들이 인터넷 성매매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태국 컴패션에서 축구단을 만들었고, 축구단 유지 비용을 한국에서 돕기로 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인삼각 달리기로 밀가루 속에 감춰진 떡도 먹고 풍선도 터트렸다. 한국인 선교사가 컴패션과 협력해 어린이들을 지원하고 있는 센터에서 낸 이 아이디어는 선교사 딸의 어릴 적 경험이 떠올린 것이다. 운동회나 이인삼각 형태는 비슷하지만 밀가루 안의 떡을 먹고 달리는 건 선교사의 아이디어다.

 

 

도쿄올림픽이 열렸을 당시 집집마다 전해지는 어린아이들의 반응을 듣는 것이 꽤 재밌었습니다. 대여섯 살만 되어도 TV 앞에 앉아 전 세계 운동선수들이 모여 다양한 종목에서 기량을 펼치고 승부를 내는 광경에 열광한답니다. 금메달을 딴 한국의 양궁 종목이나 펜싱 종목을 보면서 ‘우리 편’이라도 되는 듯이 응원하고 그들의 승리가 자신의 승리라도 되는 것처럼 환호한다는 것이지요.

 

한 어린이를 키우기 위해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의 속담에서 한 마을은 집과 깨끗한 위생시설, 교육 등의 인프라도 있겠지만, 바로 아이들이 소속감을 느끼고 안전하게 보호할 어른들의 공동체인 것 같습니다. 어딘가 속한 곳이 있다는 것, 되돌아올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이 상처 많고 결핍된 아이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것이지요. 

 

 

볼리비아에서 컴패션 어린이들은 후원자들을 대부나 대모라고 불린다. 설사 먼 곳에 있는 다른 나라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무조건 내 편을 들어줄 안전한 존재가 어린이들에게는 꼭 필요하다.

 

 

볼리비아에서 만난 한국 선교사는 어린이들이 후원자를 대부나 대모라고 부른다며, 편지 좀 자주 써 주길 바랐습니다. 센터에는 한국뿐 아니라 여러 후원국에서 돕는 어린이들이 있는데, 한국 후원자가 편지를 잘 안 써준다는 것이지요. 어쨌든 어딘가에 자신을 돌보아 주고 키다리 아저씨와 같은 사람과 연결되고 더 깊이는 그 사람과 한 편이 되어 속해 있다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큰 힘이 되어 보였습니다.

 

그 선교사는 같은 한국 후원자들이 더 좋은 사람으로 어린이들에게 비치기를 바라는 한편, 자신도 그 편지를 보며 힘들고 어려운 환경에서 다수의 어린이를 돌본다는 시름과 외로운 처지를 달래는 듯 보였습니다. 

 

 

같은 해, 과테말라에서 만난 한 소녀. 한국에서 후원자들이 왔다고, 태극기를 들고 후원자들을 위해 기도해 주고 있다. 후원자도 어린이가 자신을 생각해준다는 것에서 큰 위로를 받는다.

 

 

후원자 생활을 한 지 십 년도 넘은 우리 부부에게도 누군가와 연결되고 어딘가에 속해 있다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후원자인 우리도 아이들이 우리의 존재를 알고 우리를 생각해준다는 것에 보람과 행복감을 느꼈지요. 그리고 팬데믹 전에는 우리와 같은 후원자들끼리 정기적으로 모여 카페에서 소소한 행사도 하고, 현지도 다녀오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죠. 요즘 온라인에서 보는 건 그 맛이 통 안 나긴 합니다.

 

그래서인지 올림픽에서 우리 편을 드는 아이들과 같이 모여 응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들뜬 기분으로 보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원문 바로보기(클릭)▼

[출처 : 중앙일보 더, 오래] 한국 선수의 올림픽 금메달에 환호하는 빈민국 아이들

 

     

  

 

허호의 꿈을 찍는 사진관은 중앙일보 [더,오래]에서 2019년 11월 18일부터 연재됐습니다.

 

 

 

 

 

2010년 방문한 볼리비아의 한 컴패션 어린이센터. 한국 후원자들이 단체로 방문한다는 것을 듣고, 어린이와 함께할 미니 운동회를 마련했다. 후원자들이 어린이들과 이인삼각 달리기를 하고 있다. [사진 허호]

 

 

빈민가에서 어린이들을 위협하는 것은 비단 교육의 부재나 열악한 위생환경, 굶주림만 있는 것은 아니더군요. 범죄가 만연한 속에서 자라고 범죄자들과 함께 커 나간다는 것이 정말 큰 위협이었습니다. 특히 또래 집단에 속하다는 것이 정말 중요한 청소년들에게 범죄조직이 손을 뻗었을 때 불우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은 스스로를 지킬 아무 힘이 없답니다. 컴패션 안에서도 특히 중남미에 가면 중범죄가 만연한 지역에서 청소년들이 범죄조직에 빠졌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경우를 흔히 접할 수 있었습니다.

 

2019년인가요, 이영표 후원자가 축구 선수들과 함께 모여 일반인과 축구 대회를 연 적이 있었습니다. 태국 컴패션 몇몇 지역의 어린이 축구단을 돕기 위한 행사였지요. 그때 행사를 통해 후원하는 어린이들의 상황을 듣고 놀랐습니다. 방과 후 돌봄 받지 못하는 어린 소년들이 인터넷 성매매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태국 컴패션에서 축구단을 만들었고, 축구단 유지 비용을 한국에서 돕기로 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이인삼각 달리기로 밀가루 속에 감춰진 떡도 먹고 풍선도 터트렸다. 한국인 선교사가 컴패션과 협력해 어린이들을 지원하고 있는 센터에서 낸 이 아이디어는 선교사 딸의 어릴 적 경험이 떠올린 것이다. 운동회나 이인삼각 형태는 비슷하지만 밀가루 안의 떡을 먹고 달리는 건 선교사의 아이디어다.

 

 

도쿄올림픽이 열렸을 당시 집집마다 전해지는 어린아이들의 반응을 듣는 것이 꽤 재밌었습니다. 대여섯 살만 되어도 TV 앞에 앉아 전 세계 운동선수들이 모여 다양한 종목에서 기량을 펼치고 승부를 내는 광경에 열광한답니다. 금메달을 딴 한국의 양궁 종목이나 펜싱 종목을 보면서 ‘우리 편’이라도 되는 듯이 응원하고 그들의 승리가 자신의 승리라도 되는 것처럼 환호한다는 것이지요.

 

한 어린이를 키우기 위해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의 속담에서 한 마을은 집과 깨끗한 위생시설, 교육 등의 인프라도 있겠지만, 바로 아이들이 소속감을 느끼고 안전하게 보호할 어른들의 공동체인 것 같습니다. 어딘가 속한 곳이 있다는 것, 되돌아올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이 상처 많고 결핍된 아이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것이지요. 

 

 

볼리비아에서 컴패션 어린이들은 후원자들을 대부나 대모라고 불린다. 설사 먼 곳에 있는 다른 나라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무조건 내 편을 들어줄 안전한 존재가 어린이들에게는 꼭 필요하다.

 

 

볼리비아에서 만난 한국 선교사는 어린이들이 후원자를 대부나 대모라고 부른다며, 편지 좀 자주 써 주길 바랐습니다. 센터에는 한국뿐 아니라 여러 후원국에서 돕는 어린이들이 있는데, 한국 후원자가 편지를 잘 안 써준다는 것이지요. 어쨌든 어딘가에 자신을 돌보아 주고 키다리 아저씨와 같은 사람과 연결되고 더 깊이는 그 사람과 한 편이 되어 속해 있다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큰 힘이 되어 보였습니다.

 

그 선교사는 같은 한국 후원자들이 더 좋은 사람으로 어린이들에게 비치기를 바라는 한편, 자신도 그 편지를 보며 힘들고 어려운 환경에서 다수의 어린이를 돌본다는 시름과 외로운 처지를 달래는 듯 보였습니다. 

 

 

같은 해, 과테말라에서 만난 한 소녀. 한국에서 후원자들이 왔다고, 태극기를 들고 후원자들을 위해 기도해 주고 있다. 후원자도 어린이가 자신을 생각해준다는 것에서 큰 위로를 받는다.

 

 

후원자 생활을 한 지 십 년도 넘은 우리 부부에게도 누군가와 연결되고 어딘가에 속해 있다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후원자인 우리도 아이들이 우리의 존재를 알고 우리를 생각해준다는 것에 보람과 행복감을 느꼈지요. 그리고 팬데믹 전에는 우리와 같은 후원자들끼리 정기적으로 모여 카페에서 소소한 행사도 하고, 현지도 다녀오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죠. 요즘 온라인에서 보는 건 그 맛이 통 안 나긴 합니다.

 

그래서인지 올림픽에서 우리 편을 드는 아이들과 같이 모여 응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들뜬 기분으로 보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원문 바로보기(클릭)▼

[출처 : 중앙일보 더, 오래] 한국 선수의 올림픽 금메달에 환호하는 빈민국 아이들

 

     

  

 

허호의 꿈을 찍는 사진관은 중앙일보 [더,오래]에서 2019년 11월 18일부터 연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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